김해시가 지난해부터 김해공항 확장에 따른 소음 영향권 분석 용역을 진행 중인 가운데 시민과 전문가 등이 참석한 공항 소음피해 체험 행사를 가졌다.
시는 지난 2월 15일 불암동 분도마을 회관에서 김해공항 확장 시 소음 피해가 예상되는 부원동, 내외동, 회현동, 칠산서부동 등 지역주민과 시민단체, 시의원, 전문가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밀 소음측정기를 사용해 김해공항 이륙 항공기에 대한 소음도를 측정해 공항소음 영향도(웨클, WECPNL: 항공기의 운항횟수, 소음도, 소음 지속시간 등을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수치로 환산)로 산출, 공항 소음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.
현장에서는 비행기가 지나갈 때마다 행사 진행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은 물론 옆 사람과 대화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.
이날 오후 1시부터 약 1시간 30분 가량 비행기 소음을 측정한 결과 평균 74 데시벨(㏈)로 나타났고, 군용기의 경우 78.5 데시벨까지 올라가기도 했다. 이를 웨클로 산환하면 평균 72웨클로 측정됐는데 이는 공항소음방지법에 따른 소음대책지역 기준인 75웨클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지만 환경정책기본법에 명시된 주거지역 주간 65㏈ 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.
미국 하버드대학과 보스턴대학, 영국의 울프슨연구소 연구진이 자국의 대도시 공항 인근 주민의 건강 기록을 분석한 결과 항공기 소음이 심혈관질환과 뇌졸중을 유발한다고 밝혔다.
미국 연구팀은 89개 공항 주변에 사는 65세 이상 노인 약 600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했고, 영국팀은 런던 히드로 공항 주변의 360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에서는 비행기 소음이 10데시벨 높아질 때마다 심혈관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비율이 3.5% 높아졌고, 영국에서는 비행기 소음이 심혈관질환과 뇌졸중까지 유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. 특히, 55 데시벨 이상 소음에 노출된 사람은 심혈관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.
문제는 김해공항이 확장되면 소음 문제는 더 심각해 진다는 점이다. 활주로가 새로 생기면 부원동, 내외동, 회현동, 칠산서부동까지 불암동과 비슷한 소음이 발생하게 된다.
특히, 공항 확장에 따른 수요 증가로 항공기 이ㆍ착륙 횟수가 현재의 2배인 연간 약 30만 회(약 1분에 1대)까지 늘어나게 되면 소음 피해는 훨씬 심각한 수준이 될 것은 뻔한 일이다.
시는 김해신공항 확장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, 소음영향권 분석 용역 결과가 나오면 정부에 대책 수립을 적극 건의해 나갈 계획이다.